골든차일드에 관한 단상: 서정의 끈을 잡고, 울림의 끝을 잡고 (2/2) + 추천곡 리뷰

2022. 10. 7. 23:47k-pop review & essay

 

<이전 글> 골든차일드에 관한 단상: 서정의 끈을 잡고, 울림의 끝을 잡고 (1/2) + '느껴져', '도망가지마' 리뷰

 

골든차일드에 관한 단상: 서정의 끈을 잡고, 울림의 끝을 잡고 (1/2) + '느껴져', '도망가지마' 리뷰

살면서 특별한 계기가 없는 한 한평생 알 일이 없는 수많은 아이돌 그룹이 있다. 그 중에 많은 팀들이 개개인에게는 실제로도 별 볼 일 없을 가능성이 높다. 각자의 취향이란 것은 매우 좁은 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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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 골든차일드 노래 추천 리뷰 (2) 전 곡 中 추천곡

 

 

앞선 포스트에서 작성한 2개 곡 리뷰에 이어,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골든차일드 노래들에 대한 리뷰를 작성한다.

 

혹시나 골든차일드의 노래가 취향일지도 모르는 이들의 취향 탐색을 용이하게 돕기 위해

리뷰를 비슷한 색깔이라고 느껴지는 곡들을 1:1 매치 방식으로 묶어서 작성해 본다. 

매치된 페어 중에서 특별히 더 추천하는 곡에 🥇(금메달) 마크를 달았지만, 

기본적으로 골든차일드의 수많은 노래 중 내가 추천을 위해 선정해 온 곡이라는 점에서, 🥈(은메달) 마크도 좋은 곡이라는 점 참고하면 좋겠다.

앞선 글에서 쓴 '느껴져 (Lately)', '도망가지마'에 대한 리뷰도 일부 수정돼서 포함이 돼 있다.

 

참고로 골든차일드 팬들에게 인기 있는 수록곡으로는 발라드 장르 곡들도 많이 있는데,

개인적인 취향으로 아이돌의 발라드곡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아, 이번 글에서는 댄스곡을 주로 다루었다. 

 

 

 

 

 

 

[  대진표 (?)  ]

 

Round 1 너라고 (It's U) (2018) [👍] VS LADY (2018)

Round 2 LET ME (2018) VS 넌 모를 거야 (2018) 

Round 3 Breathe (2021) [👍] VS 느껴져 (Lately) (2019) [👍]

Round 4 IF (2018) [👍] VS 내 눈을 의심해 (2017) VS 훅 들어와(OMG) (2020) [👍]

Round 5 도망가지마 (2019) [👍] VS Spell (주문을 걸어) (2021)

Round 6 담다디 (2017) VS 나랑 해 (2017) [👍]

Round 7 너의 뒤에서 (2020) VS 기다리고 있어 (2021)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곡에 [👍] 표시를 붙였다. 

 

 

매치 제목마다 노래 링크를 걸었으니 참고 부탁! 

 

 

 

 

 


Round 1

🥇 너라고 (It's U) (2018) VS LADY (2018) 🥈


다칠까 겁나니 장난일까 두렵니
달라진 행동에 의심 드니
어서 날 따라와 걱정 마 잘해줄게


너를 맴도는 나의 낮, 너만 꿈꾸는 나의 밤

네 안엔 내가 없는 날이겠지만

최보민 (2000, 서브보컬) / 홍주찬 (1999, 메인보컬)

 

 

각각 미니2집 [奇跡 (기적)] (2018) 앨범의 타이틀곡과 서브곡이자, 데뷔 극초반 골든차일드가 주력으로 하던 '감성청량' 댄스곡과, 울림의 색깔이라고 할 수 있는 '벅찬 처연함'을 대표하는 곡들이며, 두 곡 모두 스윗튠 한재호-김승수 작곡 곡으로 추정된다. 두 사람이 특정 기간 동안 작곡자 표기를 이름이 아닌 'SWEETUNE'이라는 표기로 합쳐 두어서 정확하지는 않지만, 그 지문 같은 멜로디와 신스사운드가 영락없이 내 한김레이더를 발동시켜서 크레딧을 보기도 전에 이들을 떠올렸다. 

 

🥈 'LADY' 🥈는 골든차일드라는 가수의 노래라는 사실을 모르고 어렴풋이 들었을 때부터 좋아한 곡이다. 발라드 스타일의 멜로디로 전개됨에도 불구하고 모든 구간이 캐치하게 움직이는 것이 인상적이다. 짝사랑을 주제로 하고 + 스윗튠스러운 멜로디로 전개되는 데서, 울림엔터테인먼트 아이돌 같다는 느낌이 진하게 든다. 보컬이 주력이 아닌 일부 멤버의 목소리를 과감하게 버리고(...) 보컬 퀄리티를 챙긴 만큼, 멜로디에 어울리는 보컬 멤버들의 표현력과 골든차일드의 풍부한 떼창 볼륨감이 잘 드러나는 곡이고, 특히 메인보컬 Y의 스모키한 음색이 곳곳에서 곡에 전반적인 무게감을 싣는다. 

 

 

물론 세미발라드 세미댄스(??)곡인 이 곡도 좋지만, 개인적으로 신나는 댄스곡에 감성 한 방울 섞은 것을 너무 좋아하는 한결같은 취향 때문에 '너라고'가 이 매치에서는 승인데... 

 

🥇 '너라고 (It's U)🥇는 시원하면서도 두터운 양가적 매력의 스윗튠 특유 신스사운드로 박차고 들어오면서, 소년적인 멜로디와 가사를 상큼하게 소개한다. 발매 시기나 무대 스타일링을 인지하면 새하얀 계절감도 느껴지는 착각이 드는데, 그래서 이 신스사운드의 질감을 마치 쌓인 눈이 뽀득거리는 듯한 청각적인 심상으로 표현하고 싶기도 하다. 

 

이 곡의 이미지 전달 방식은 에너제틱하면서도 어딘가 아련하고, 선명하지만서도 투명하다. 후렴구에서는 '너라고'라는 후크를 지독하게 반복하는데, 동시에 반복구 마디가 넘어갈 때마다 코러스에서 화성이 계단식으로 쌓이면서 느껴지는 감성이 너무 설레고 극적이다. 마지막 후렴구의 전조까지 이 상승하는 벅찬 감성을 완성한다. 사실 이 곡은 듣는 사람에 따라서는 어쩌면 다소 부담스러울 만큼 과하게 소년스러운 부분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너무 밝고 신나면서도 한편으로 다가오는 서정적인 느낌이, 그러한 어린 분위기를 상쇄시키며 이 곡을 사랑하게 하는 숨은 이유이고 매력이다. 

 

 

 

 

 

 


Round 2

🥈 LET ME (2018) VS 넌 모를 거야 (2018) 🥇


뭐가 그리 힘든 거야 주저 말고 말을 해줘 내게

밀고 당기다 끊어지겠어 와줘 내게
Let me love you love you, 니가 좋다면 Yeah


오늘따라 왠지 날씨도 좋아서, 그래서 내가 너에게 좀 더 다가가

솔직하게 용기를 내 Make it now
지금껏 못 했던 말, 처음부터 널 꽉 안고 싶었어
솔직히 말할게, 널 보면 심장이 두근대

봉재현 (1999, 서브보컬) / 최보민 (2000, 서브보컬)

 

 

골든차일드가 'WANNABE'를 통해 전반적인 팀 콘셉트를 전환하기 이전의 골든차일드에 대해, 내가 가지고 있던 인상은 딱 🥈 'LET ME' 🥈가 지니고 있는 원디렉션 스타일의 영국 하이틴 보이밴드 느낌이었다. 기타 리프를 중심으로 발산되는 이 곡의 너무 밝고 신나는 에너지, 멤버들의 표정이 보이는 듯한 발랄한 보컬과 랩이 조화롭다. 

 

🥇 '넌 모를 거야🥇는 'LET ME'와 비슷한 맥락의 경쾌한 곡인데, 개인적으로 이 곡이 더 락킹하고 멜로디도 많고 역동적이어서 조금 더 좋다는 느낌이 든다. 사실 두 곡 모두 비슷하게 좋은데, 타이틀곡인 'LET ME'를 어쩔 수 없이 더 오래 들어 와서, 이 곡이 비교적 더 신선하게 느껴지는 가능성이 있기는 하다. 이 곡 내에서는 특히, 브릿지 부분 봉재현의 보컬부터 최보민의 랩까지 이어지는 통통 튀는 구간을 가장 좋아한다. 

 

두 곡이 취향이라면, 영어 가사 곡인 'Bottom Of The Ocean' (2021)까지도 함께 좋아하는 팬들이 많아 추천한다. 개인적으로는 이들이 부르는 외국어 가사 곡이 딱히 잘 감기지 않고 특징이 잘 느껴지지는 않아서 앞 두 곡을 더 선호하지만, 음악 스타일이 매우 유사하다. 

 

 

 

 

 


Round 3

🥈 Breathe (2021) VS 느껴져 (Lately) (2019) 🥇


I Wanna Breathe 너와 같은 공기 속에서

I Wanna Breathe 바람이 되어 불어줘
잠시 네게 머물러 숨 쉬고 싶어


너무 빠르게 지나가지 마
아주 작은 거 하나까지도 기억할 수 있게 허락해줄래
잠깐이라도 좋아

Y (1995, 메인보컬) / 봉재현 (1999, 서브보컬)

 

 

두 곡을 비슷한 결로 보는 것은 엄밀히는 매우 틀리지만, 이 두 곡은 골든차일드 곡들 가운데서 가장 좋은 곡들이면서도, 자신 같은 곡이 자신밖에 없는 원앤온리이기에 함께 두게 되었다. 굳이 따지자면, 신나는 비트감이 기반이 되면서도 가장 선율적으로 감성을 구현했다는 공통점이 있는 두 곡이라고 하겠다. 

 

🥈 'Breathe' 🥈는 개인적 취향으로 대진운상 은메달로 랭크하게 되었지만, 선호도로는 어디 가서 절대로 뒤지지 않는 곡이다. 뮤직비디오까지 공개하고 음악 방송 활동도 따로 진행한 앨범의 서브곡이기도 하고, 골든차일드의 노래 중에서는 아이돌 팬들에게 알려진 편이라 오프라인 행사에서도 가장 반응이 좋은 곡인 것으로 안다. 'Breathe'라는 키워드부터, 키워드를 구현한 코러스 표현과 시원한 후렴 멜로디, 곡의 균형을 잡는 벌스와 랩 파트의 볼드한 베이스, 공간감 있는 프리코러스 등 간의, 묵직함과 산뜻함을 오가는 전환이 곡을 경쾌하게 만든다. 그리고 반복적으로 호평하게 될 것 같지만, 골든차일드 노래 너무 잘한다. 특히 이 곡에서는 Y와 홍주찬이, 가창력이 좋은 것은 물론 둘 간의 음색과 스타일 조화가 곡에 생명력을 준다. 

 

🥇 '느껴져 (Lately)🥇는 이 긴 글을 쓰게 된 시발점이자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이다. 인트로부터 오케스트라와 일렉기타가 휘몰아치면서 배합되는 메인 사운드가,  마치 붉은 노을이 지는 풍경이 그려지듯이 서정적으로 강렬하다. 멜로디는 쭉쭉 뻗는 형태이지만, 터질 듯 터지지 않으면서 계속 벅찬 듯한 느낌이 맴돈다. 이를 따라가며 조심스럽다가 강렬해지는 보컬의 완급 조절된 배치가 감성적이다. 작사·작곡자는 원택-탁으로, 감성적인 멜로디를 버무린 EDM 계열 댄스곡에서 좋은 곡이 많고 골든차일드 팬들에게도 호감도(?)가 높은 작곡진인데, 이 곡에서 드러나는 그 촘촘하게 찬 사운드와 서정성의 세심한 조화가 이들 곡 중에서도 최고라고 생각한다. 

 

너무 예쁘고 왠지 약간 서글픈 가사와 멤버들의 보컬 연기가 잘 맞게 표현된 곡이다. 특히 홍주찬은 원래 모든 곡에서 보컬 몰입도가 좋지만, 이 곡에서 특히 멜로디와 감성의 깊이가 잘 맞아 너무나 잘 살린다. 하지만 또 그렇다고 이 곡의 원탑 MVP라기에는, 모든 멤버들의 파트가 전환되면서 느껴지는 감성의 낙폭차가 최고의 포인트인 곡이라, 특정 멤버보다는 전체의 합에 더욱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1절 후렴은 메인보컬라인 Y-홍주찬의 합으로, 2절 후렴은 리드보컬라인 김지범-배승민의 합으로, 전자는 더 감정이 풍부하고 후자는 더 소년적인 서로 다른 특색의 표현을 보여주는 것도 좋다. 벅차는 멜로디 때문인지 혹은 섬세한 가사 덕인지 모르겠지만, 보컬이 주력이 아닌 멤버인 봉재현과 최보민의 덤덤한 보컬 표현에서도 풋풋한 인상이 밴다. 

 

또 랩 멤버들이 직접 창작한 랩 가운데서 가사와 리듬 모두 곡에 어울리게 가장 잘 썼다고 생각하는 곡인데, 랩 파트에서까지도 멜로디와 가사의 드라마틱함이 계속해서 고조된다. 두 래퍼의 파트는 함께 연결된 채로 곡에 2번씩 등장하는데, 비교적 이장준은 카리스마 있는 톤으로 불안정한 감정선을 숨기고, TAG는 화자의 감정에 더 솔직한 톤으로 고백을 전달하는 듯한 대비가 좋다. 이들의 모든 랩 구간이 마음에 드는데, 그 중 랩이 등장하는 마지막 구간인 TAG의 '비록 한 번이지만 손 잡아 볼래 - (중략) 바람 같지만 네가 느껴져' 부분의 가사는, 극후반부임에도 불구하고 화자의 캐릭터와 상황적 요소를 완전히 빌드업하는 하이라이트급 파트라고 생각한다. 

 

밝고 설레는 듯한 음악과 멜로디, 태도와 방향은 분명하지만 처한 상황이 모호한 데서 오는 불안정한 감정의 가사, 그럼에도 누를 수 없는 뜨거움을 구현하는 풍부하고 다층적인 사운드의 조화는, 이 곡의 스토리를 더욱 입체적으로 인지시킨다. 그리고 이러한 곡의 특색에 멤버들의 표현력이 더해지면서 멤버들의 목소리도 드라마 캐릭터처럼 깊이 있게 느껴진다. 골든차일드가 수많은 스타일의 노래를 불러 왔지만, 그 중에서도 이렇게 멤버들의 목소리가 들리고 감정이 들리는 곡들이 골든차일드라는 가수를 매력적으로 살려 온 곡들이라고 생각한다. 

 

 

 

 

 


Round 4

IF (2018) 🥇 VS 내 눈을 의심해 (2017) 🥇 VS 훅 들어와(OMG) (2020) 🥇


앞에서 널 마주하고 싶은데
꿈 속인데도 내 맘대로 안되네

만약이 현실이 되고 현실이 네가 되면 좋겠다, 넌 어때?


이 감정의 쓰나미 나를 덮치는 중
그 파도에 이 순간 나를 맡기는 중

내 숨이 막힐 것 같아
너와 눈 마주칠 때마다


장난스러운 말투 그 안에 담겨진
진짜 나를 바라봐

나의 하루가 다 너로 가득해

 

김지범 (1999, 리드보컬) / 최보민 (2000, 서브보컬) / 봉재현 (1999, 서브보컬)

 

 

사실 이 세 곡의 매치는 딱히 선호 곡을 정하는 것이 의미가 없게 느껴져서, 선정을 생략했다. 청량돌 모드 골든차일드의 노래들 가운데서 가장 탄산처럼 톡톡 튀고 상큼하게 청량한 곡이 뭐냐고 묻는다면, 이 세 곡이 될 것이다. 앞 두 곡은 원택-탁의 골든차일드 대표 청량 EDM이고, 세번째 곡은 드림캐쳐 프로듀서로 잘 알려진 리즈-올라운더의 곡이다. 

 

🥇 'IF' 🥇는 멜로디와 가사가 다른 두 곡보다 조금 더 드라마틱하고, 사운드는 묵직하다. 꿈과 현실을 오가는 명확한 설정의 내러티브는, 먹먹하게 뭉쳐 있는 신스사운드와 약간 다급하게 느껴지는 벌스 멜로디 전개로 구현되고 있다. 후렴구 중 '마음 속 떨림은 너뿐이라고' 구간은 코드 진행과 멜로디가 조급하게 과거회귀적으로 꺾인 채로 끼워 넣어져 있다. 브릿지 이후의 랩도 TAG의 가벼운 톤과 계단식으로 오르내리는 멜로디로 급하게 움직이다가('앞에서 널 마주하고 싶은데~' 부분), 이장준이 속도감을 잡으면서 마지막에 수분감 가득하게 믹스한 소리로 '넌 어때?'라고 묻고 끝나는 점에서, 이런 전개와 연관이 있다. 묵직함이 있는 신나는 댄스곡이지만, 이러한 감성적 요소들이 섞여 있는 점이 감상 포인트다. 

 

🥇 '내 눈을 의심해' 🥇는, 멜로디는 차분한 듯하면서 청량하고 빽빽한 신스사운드, 게임 같은 통통 튀는 사운드와 배합되는 점이 신나고 좋다. '내 눈을 의심해'의 첫번째 포인트는 브릿지 중 코드와 멜로디가 아련하고 레트로하게 급커브되는 '잠들지 못하게 떨리는 두근거림은' 부분, 두번째 포인트는 브릿지 후로 이어지며 상큼하고 벅차게 터져나오는 EDM 드롭이다. 

 

🥇 '훅 들어와 (OMG)' 🥇를 만든 리즈-올라운더와 울림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의 조합은 러블리즈의 'LOVE GAME'에서도 들어볼 수 있었는데, 이때도 샤프하고 상큼한 게임 사운드와 예쁜 멜로디가 인상적이었고 이 감상은 '훅 들어와'에서도 유사하다. 캐치한 멜로디의 연속 끝에 맞는 포스트코러스에서 멜로디를 뒤트는 부분이 묘하게 몽글하다. 그리고 이 곡의 발매 시기가, 대부분의 멤버들이 비주얼 리즈를 맞았을 때쯤이라 무대가 예쁘다. 멤버들이 궁금하다면 이 곡의 뮤직뱅크 무대를 찾아 보면 좋겠다. 

 

이 라인의 곡들이 마음에 든다면, 2022년 [REPLAY] 앨범에 수록된 원택-탁의 청량 EDM '완벽해 (Miracle)'도 추천한다. 멜로디 느낌이 위 곡들보다는 약간 더 헤비하다. 

 

 

 

 


Round 5

🥇 도망가지마 (2019) VS Spell (주문을 걸어) (2021) 🥈


넌 피다 지다 하는 꽃이 아냐, 절대 지지 않는 내가 말이야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시작해 너 말곤 다 지울게
그 손을 뻗어 뻗어 부디 날 잡아 잡아줘

이장준 (1997, 메인래퍼) / 김지범 (1999, 리드보컬)

 

 

개인적으로 둘 중 '도망가지마'를 훨씬 더 선호하지만, 작곡팀 Full8loom(풀블룸)과 함께 한 두 곡이기에 한 대진으로 묶었다. 작곡진 특성상 선율적이고 아련한, 왠지 모를 2세대 감성을 진하게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사운드는 현대적으로 풀어낸 부분이 매력적인 곡들이다. 앞서 언급한 시원하고 날카로운 청량 스페셜리스트 작곡진들과의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Full8loom의 신스사운드는 보다 더 매끄럽고 동글동글하게 정제된 볼륨감이 곡의 선율적인 특성을 받쳐준다는 것이다. 코드 진행도 마이너한 느낌을 자주 사용하기 때문에, 이들의 댄스곡을 들으면 거품 속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 '도망가지마🥇는 '느껴져 (Lately)'와 함께 내 영혼의 골든차일드 투탑곡이라고 할 만한 곡인데, '느껴져'가 따뜻하지만 묵직한 곡이라면, 이 곡은 차가우면서도 묵직한 곡이다. 조금 더 최근 남자아이돌스러운 사운드인 동시에, 왠지 모르게 2세대 아이돌 팬들이 좋아할 만한 포인트도 너무 많이 들어 있어서, 확실히 촌스럽다는 불호는 없을 법하면서도 과거회귀적인 감성도 느껴지도록 하이브리드된 인기도 높은 수록곡이다. 

 

앞서 비슷하게 언급했듯 Full8loom(풀블룸)의 댄스곡이, 신스사운드를 둥글게 빚은 소리들과 마이너 코드의 먹먹한 느낌을 안개처럼 밀어넣은 심장 벅차는 공간감이 특징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곡에서 그런 사운드 특징과 아련한 멜로디가 너무 잘 조화되어 표현된다. 그리고 처음 들을 때 곡 시작부에서 신스사운드와 가성 보컬 애드립이 함께 연기처럼 자욱하게 흩어지는 느낌의 인트로를 듣다가, 보컬 파트가 아닌 이장준의 멜로디랩이 도입부로 던져지는 게 예상치 못할 만한 지점인데, 이 곡이 인상적이었던 포인트 중 하나다. 도입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멤버들의 음색을 보컬과 랩으로 적절하게 잘 쓴 포인트가 많은 곡이다. 보컬 중에서는 특히 김지범 목소리를 잘 썼다. 골든차일드 멤버를 잘 알지도 못할 때 이 노래를 듣고 목소리가 잘생겼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영상으로 보니 얼굴도 잘생겨서 신기했던 기억... 

 

사실 이 곡은 굉장히 감성적이고 반가운 무드이긴 하지만, 멜로디 자체로 드라마틱함의 정점을 찍어주지는 않고 좀 오묘하고 모호한 상태에 머문다. 풀블룸 곡 특징 중 하나가, 서정적인 느낌에 끌려서 들었다가도 멜로디나 코드 진행이 건드리는 감정의 최고점이 그렇게까지 속시원하게 뚫어지지 않고 몽글몽글한 감상이 떠도는 것이라고도 생각하는데, '도망가지마'도 예외는 아니다. 보통 곡에서 그 최고점이 되는 브릿지 구간을 예로 들면, 이 곡은 차분한 보컬이 시작을 한 뒤 고음 파트가 올라가려다 다시 내려오고, 베이스가 쿵 떨어지면서 나직한 랩이 이어받고, 하이라이트가 마무리되는 파트 중 '하늘하늘 날아가는 저 새처럼'은 코러스를 겹겹이 쌓아 공간감을 퍼뜨리고, '너 도망가지마'는 굉장히 뒤에서 들리는 것처럼 믹싱됐다. 고음으로 찌르는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후렴구 코러스로만 깔린다. 이렇게 가사의 스토리는 극적이지만 음악에서는 신파적으로 절박한 느낌의 진행을 쓰지 않은 점이 이를 억제하면서 이 곡의 절제된 감성을 만들고 또 먹먹한 사운드 질감과 만나 조화가 되기도 한다. 

 

한편 이 곡에서 그런 종류의 벅참을 느껴야 하는 부분은 가사가 채워준다. 이 곡의 서정적인 가사는 남자아이돌 가사에서 흔하게 쓰지는 않을 만한 표현들이 포인트가 되어서 드라마틱함을 완성한다. 가령, 후렴구에 들어가기 직전 비트와 멜로디가 다급하게 달리는 파트에서 랩과 보컬이 겹쳐진 채로 강조되는 가사 '넌 피다 지다 하는 꽃이 아냐, 절대 지지 않는 내가 말이야 /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키 가사인 '도망가지마'를 강조하기 위해 시적인 표현으로 빌드업되는 '나를 떠나가지 마, 하늘하늘 흩날리는 저 꽃처럼 도망가지마'가 그렇다. 래퍼가 아니지만 하이라이트에서 랩 파트를 소화한 최보민의 '이 편지 네게 닿을 수 없겠지, 끝이 보이지도 않는 긴 터널 같이' 가사는 래핑의 강한 어조와 맞붙어서 서정성이 배가되는 느낌이다. 이 외에도 듣다 보면 왠지 단순 서정성을 넘어 서사적인 감상을 주는 몇 가지 표현들이 더 있지만, 따로 떼어 놓고 설명하기는 애매해 넘어가려고 하니, 직접 들어보면 좋겠다.

 

🥈 'Spell (주문을 걸어)' 🥈도 앞서 말한 Full8loom 작곡진 곡의 특징을 많이 가지고 있다. 인트로 사운드부터 거품처럼 몽글몽글한 악기 소리에 마이너한 진행이 느껴지며, 멜로디와 가창도 먹먹하지만 강하다. '도망가지마'와 비교하자면, 절절하다는 느낌의 서사성이 덜하지만, 역시 그 곡조가 지닌 묘하면서도 힘 있는 전체적인 캐릭터와 무드는 유사한 곡이기에, 함께 좋아하는 팬들이 많을 것 같다. 

 

 

 

 

 


Round 6

🥈 담다디 (2017) VS 나랑 해 (2017) 🥇


Can't stop me Girl Girl Girl
아무것도 안 들려 안 보여 멈출 수가 없어

Girl Girl Girl 신이 나서
낮에도 밤에도 감출 수가 없어


어차피 보려던 영화
어차피 먹으려던 밥
어차피 하려던 그거

나랑 해

최보민 (2000, 서브보컬) / 이장준 (1997, 메인래퍼)

 

 

골든차일드의 데뷔 앨범 타이틀곡 '담다디'와, 그 수록곡 '나랑 해'이다. 개인적으로 골든차일드 앨범 중에 앨범 단위로 완성도가 높다고 느껴지는 앨범은 이 데뷔 앨범 [Gol-Cha!]과 정규1집 [Re-boot] 정도가 있는데, 특히 이 앨범은 팀 콘셉트를 처음으로 어필하는 들뜨고 청량한 곡들로만 일관되게 채워져 있다는 점에서 더 좋다. 그 중 가장 에너제틱하게 신나는 것이 '담다디'이고 개성있게 신나는 것은 '나랑 해'다. 

 

타이틀곡 🥈 '담다디' 🥈는, 발빠르고 요란하지만 일단 듣기 시작하면 딱 예상이 가는 방향으로 신나게 들을 수 있는 락킹한 정통 하이틴 청량팝 후크송(?)이라면, 🥇 '나랑 해🥇는 신나는데, 들으면 왜인지 스윙 장르 특색이나 가사 등의 요소 때문에 특이하고 골때린다(?)는 감상이 든다. 처음 들었을 때는 남자아이돌이 이렇게 실없고 무게감 없고 재미있는 노래를 수록했다는 사실 자체가 신선하게 느껴졌다. 특히 경쾌한 현악과 북 소리가 가벼우면서도 극적인 효과를 준다는 점이 이 곡이 독특한 부분이다. 가사가 명확한 상황 설정 안에서 톡톡 튀고, 솔로와 떼창을 주고 받으며 보컬을 쓰는 데서 멤버들 간 케미도 돋보이고, 안무 동작도 익살스러워서 뮤지컬에서 흘러 나올 것 같기도 한 공연 음악 느낌의 노래다. 그래서 음원보다 콘서트 라이브 영상으로 보는 것이 이 곡을 더 잘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파트 가운데서는 '나랑 해' 도입을 이장준이 멜로디랩처럼 부르는 부분이 인상적인데, 본인의 역동적인 캐릭터를 목소리로 잘 썼다고 생각한다. '도망가지마'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이장준이 도입부를 맡을 때의 타율이 나쁘지 않은 듯하다. 또한 1, 2절 벌스를 부르는 4명 멤버 이장준-Y-김동현-김지범 각각이 다른 창법으로 각각 다른 가사의 파트를 소화하는 것도 재미있다. 

 

 

 

 

 


Round 7

🥈 너의 뒤에서 (2020) VS 기다리고 있어 (2021) 🥇


너의 뒤에서 내가 있을게 어디든 기대고 싶은 오늘 같은 날

너의 뒤에서 그냥 이대로 우리가 처음부터 하나였던 것처럼


널 향한 맘이 간절하단 걸 다 알잖아

Round And Round And Round
너와의 기억이 가득해, 같은 맘이었다고 대답해

배승민 (1998, 리드보컬) / TAG (1998, 메인래퍼)

 

 

사무치는 2세대 아이돌 감성... 틴탑과 인피니트가 귀에서 막 지나다니는 아련함의 시대... 

 

특히 🥈 '너의 뒤에서' 🥈는 레트로한 신스사운드 때문에 2세대스러운 느낌이 제대로고, 왜인지 틴탑 수록곡 느낌이 많이 난다. 그에 비해 🥇 '기다리고 있어🥇는 장르 자체는 요즘 아이돌 식의 퓨처베이스 같은데, 멜로디를 서정적이게 만든 점이 시대적 감성의 융합이 느껴지도록 하는 것 같다. 이것도 원택-탁 곡이라는데 왜 골차 노래는 좋다 싶으면 다 이 사람들이지?

 

아무튼 '기다리고 있어'는 투명하고 불안정한 사운드 연출과 멜로디에서 인피니트의 'Tic Toc'의 인상이 약간 있지만, 그 곡에 비하면 구성과 멜로디가 정갈해서 그 정도까지의 드라마틱함이 나오지는 않는다. 다만 후렴구의 'Round and round~' 하는 고음과 가성 파트와, 해당 파트에서 래퍼와 서브보컬 멤버들이 오버랩하는 랩 파트('너와의 순간이 아득해, 날 보고 싶었다고 대답해' 등)들이 너무나... 그 시절 감성을 자극한다. 특히 래퍼가 아닌 봉재현과 최보민이 이 랩 파트를 부르는 게 너무 너무... 내가 타임리프를 한 건가? 싶어지는데 이 느낌은 들으면 안다. 다만 후렴구 보컬 파트 분배로 인해 힘이 빠지는 부분이 있어 다소 아쉬운 점이 있는 곡이다. 

 

 

사실 골든차일드 노래 중 정말 제대로 2세대 감성은 제이윤이 작곡한 ''라는 곡인데... 사운드가 약간 퍽퍽하게 느껴질 만큼 예전 식의 질감이다. 자주 돌려 듣진 않지만 한 번 들어 볼 만하다. 또한 2세대보다 더 나가서 2000년대 쯤의 느낌까지도 나는 3인 유닛곡 '둘만의 천국 (Dae Yeol & Seung Min & Dong Hyun)'도 있다. 개인적으로 배승민을 제외하면 창법이 아쉽다고 느껴지는 두 멤버가 포함돼서 호불호는 갈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밝고 아련한 멜로디가 좋아서 자주 듣게 되는 좋은 곡이다. 

 

 

 


 

 

리뷰를 쓰기 조금 귀찮은 곡들의 번외 매치로

 

She's My Girl (2019) VS Crush (2018)

I Love U Crazy! (2020) VS H.E.R(그녀에게) (2020)

Knocking On My Door (2022) VS 3! 6! 5! (2022)

 

등을 더 추천할 수 있다. 

 

추가로 팬들에게 인기가 많거나 회사에서 서브곡으로 선정했던 대표 수록곡으로는

Sea (2017), 나침반 (2019), Cool Cool (2021), 빵빠레 (2021) 등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 무난하다고 생각하는 곡들이라, 이전까지의 곡들이 좋았다면 이 곡들까지도 추가적으로 들어 보면 좋겠다.

 

 

 

 

 

 


골든차일드에 관한 단상: 서정의 끈을 잡고, 울림의 끝을 잡고

 

Chapter 4. 서정의 끈을 잡고, 울림의 끝을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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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수맥 찾듯 내가 좋아했던 울림 특유의 서정의 끈을 가까스로 잡게 된 것은 좋았지만,

아쉽게도 내가 골든차일드를 알게 된 시점이 이미 6년차 활동이었다는 점이 안타깝다. 

그리고 그 서정의 끈이 골든차일드 이후의 아티스트에게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도 아쉬움을 더한다.

 

이 글을 통해 골든차일드의 노래가 얼마나 좋았는지 감상도 남겼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수록곡 또는 데뷔 초반 타이틀곡에 대한 이야기였다.

최근의 타이틀곡들로 돌아오면, 다시 앞선 글에서 언급했던 그 모호한 감상으로 되돌아가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런 아쉬움이 계속될 확률이 높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이제 과거 음악들의 이야기를 마무리 짓고, 현재로 돌아와 구질구질하게 또 울림의 끝을 잡아 본다.

이전에 블로그에 러블리즈 글의 인트로를 작성할 때와 거의 비슷한 심정을 되풀이하게 하는 것이, 또 울림 아티스트가 되었다는 것이 참 묘한 기분이다. 

 

 

 

2

그렇다면 어떤 점이 아쉬운가...

 

 

개인적으로는 골든차일드에게는 초중반 때와 같이 청량한 콘셉트를 살린 곡들이 여전히 가장 낫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단순하게 '골차는 그게 어울리고 그나마 그걸로 유명하니까 그걸 해야지!'에서 그치는 건 아니다. 

 

문제는 청량한 콘셉트를 제외한 다른 시도들은 다소 심심하다는 데 있다.

청량함으로 그나마 터뜨리지 않는 골든차일드의 노래들은, 그저 절제하고, 절제하고, 또 절제할 뿐이다.

절제미를 콘셉트로 삼는 것은 알겠는데, 그게 자꾸 보고 듣고 싶은 매력은 포기하는 정도라는 것이다.

애초에 골든차일드 멤버 구성 자체가, 각자의 개성이 튀기보다는 비슷하게 합이 잘 맞는 조합으로 모였고 그 개개인의 매력도 마일드한 편인데, 

그런 이들을 평범하게 마일드한 곡으로 풀어내다 보니 눈에 띄는 매력은 다소 부족하게 된다.

 

 

예를 들어 인피니트와 굳이 비교하자면, 

당시 메인보컬인 김성규와 남우현이 드라마틱하게 기획된 곡의 특성을 빌려 그들의 보컬 특색 차이를 뚜렷하게 드러냈던 것과 같이, 

골든차일드에 Y와 홍주찬이 있어도 개성을 충분히 발휘할 기회가 그들의 타이틀곡 속에 없었다는 점이 아쉽다는 것이다. 

 

과거의 성공 레파토리를 그대로 답습할 필요는 절대 없지만, 그전의 임팩트를 넘어설 기획을 하기가 힘들다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골든차일드의 행보에도 다채로운 시도가 있었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그것이 의미를 가지기 위해서는 이보다는 더 강한 인상을 남게 하는 방향성이었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울림엔터테인먼트는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찾아내려 하지만, 

나는 그냥 이 회사의 기존 색깔이 충분히 아름답고, 기분 좋고, 자꾸 찾아 듣고 싶은 매력으로 승화되기도 한다고 생각한다.

변화를 추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쩌면 그동안 쌓아온 색깔을 어느 정도는 고려하면서 나아가는 것이

그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도 오래 잡아두기 위해서는 더 나은 방향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3

 

서정의 끈을 찾아서 울림의 끝을 잡고 있는 골든차일드를 찾았다.

하지만 너무 늦게 알게 된 것 같아 조금 아쉽다.

 

비록 예전과 같은 강한 인상을 남기지는 못하고 있지만, 

여전히 잠재력은 남아 있다고 생각하기에

그들만의 색깔을 어떻게든 잘 찾고 살려 나가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이다.

 

 

 

 

 

 

 

2020 콘서트 'FUTURE AND PAST' 中 '너라고 (It's U)'
2020 콘서트 'FUTURE AND PAST' 中 '나랑 해'
2020 콘서트 'FUTURE AND PAST' 中 'LADY'
2020 콘서트 'FUTURE AND PAST' 中 'LET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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