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 review & essay(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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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티즈 「TREASURE」 5부작 시리즈 앨범 리뷰: 너, 내 동료가 돼라! <에이티즈 승선기>
내가 정의하는 에이티즈의 정체성, 특히 이 팀이 세상에 첫선을 보인 데뷔 5부작인 'TREASURE' 시리즈에서 내가 좋아하게 되었던 이들의 속성은 '나아가는 것'이다.이들이 가진 에너지는 지금은 자유를 억압하는 세계관 속에 놓이며 반란과 저항과 같은 공격적인 형태의 폭발력으로 표현되고 있지만,본질적으로 그 역동성은 꿈과 정의와 같은 보편적인 이상의 지향과 맞닿아 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이 보편적인 이상이라고 해서 그것을 위해 도전하고 움직이는 행위까지도 보편적인 것은 아니다.그러한 도전적인 행보는 특별한 용기와 결단력을 가진 이들만의 것이다. 그래서 이상과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움직이고 이뤄내는 모습은 동경과 선망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그래서 에이티즈의 다소 강렬한 비주얼과 강도 높은 퍼포먼스, 복잡..
2023.06.17 -
관상에 힙이 없는 소녀들과, 세상에서 제일 힙한 노래 - 트리플에스(tripleS) 'Rising' 리뷰
tripleS 신인 그룹의 완전체 데뷔곡(?)이기 때문에 이 팀과 곡에 대한 첫인상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고 싶은데, 독특하게도 첫인상을 얘기할 수 있는 방면이 여러 시점에서 발견되는 팀이다. 내가 트리플에스라는 이름을 처음 접한 것은 타 걸그룹 출신 멤버 김채연의 합류 소식 때문이었고, 음악을 들어 볼 수 있었던 것은 그 멤버는 속해 있지도 않은 첫 유닛 AAA의 노래 'Generation' 때문이었다. 그리고 지금 이야기하려는 완전체 곡 'Rising'을 처음 들어 본 것은 또한, 발매 당시가 아니라 토너먼트 투표 방식으로 진행되는 타이틀곡 선정 시스템에서 후보곡 샘플로 인트로를 들어 보았을 때였고, 그 인트로 샘플 곡은 완곡으로 들었을 때는 또 다른 새로운 첫인상까지 주었다. 브랜딩 방법이 이들..
2023.05.30 -
우주소녀에 관한 소회 (2/2): 마이너에 대한 사랑은 나를 힘들게 해 [미니 4-6집 앨범 리뷰]
이전 글> 우주소녀에 관한 소회 (1/2): 소장 욕구와 여돌 덕질의 상관관계 ['비밀이야' 분석 리뷰] ✔ 글이 좀 길어요... 언젠가부터 음악 취향이 대중적이고 산뜻한 쪽으로 개조되고 나니까내가 좋아했던 것들 중 그렇지 않은 것으로 끝판왕인 이 앨범들 얘기를 하려니글에 들어가기도 전부터 가슴이 턱턱 막힌다. (ㅋㅋ)하지만 이 똑같은 느낌이 한때는 벅차오름이었다. 그 벅차오름이란 이런 거다.먼저 시청각적으로 매우 풍부하면서 왠지 서사에 슬픔을 품은 듯해 감성을 자극하는 콘텐츠,그 디테일들 중 내 맘에 드는 것들을 발견하며 나의 취향에 가깝도록 해석해 나가는 몰입의 단계, 거기에 내게 중요한 기억과 의미들이 채워지며 더욱 개인적으로 애틋해지는 내면화의 과정, 그리고 그것이 동반하는 나만..
2023.04.29 -
우주소녀에 관한 소회 (1/2): 소장 욕구와 여돌 덕질의 상관관계 ['비밀이야' 분석 리뷰]
"간직"!> 내가 블로그를 쓰는 건 일종의 소장 욕구 때문이다. 나는 시청각적·감성적 재미를 주는 반짝반짝한 콘텐츠들을 좋아하고, 그것들을 이루는 사소한 디테일들을 이해하는 걸 좋아하고,또 그것들이 여기저기 흩어지지 않은 채 한 곳에 쌓이며 무더기째로 볼 수 있게 되는 걸 좋아한다. 다만 그 반짝반짝거리는 시청각적인 자극들에 대한 내 선호는물건 같은 것보다는 주로 몇 MB짜리 디지털 쪼가리들에 대한 집착으로 발현되어 왔다. 실물 물품은 마음에 드는 대로 닥치고 수집하기 위해선 공간이 필요하고 또 언젠가 낡고 닳을 불안이 있는 것과 달리,내 기기에 혹은 통신망상 어딘가에 저장된 내 데이터, 즉, 이미지, 음성, 텍스트, 영상 같은 것들은, 웬만한 상황에서라면 거의 영원하고 무한히 소장이 가능하고손실 ..
2023.04.15 -
레드벨벳 'Feel My Rhythm' 리뷰: 진공 속에 눌러 담은 꽃과 물의 정원
... ♬🎶♭♩🌸♪🎵#🎼♬🍃♩ Feel MyRhythm 파괴적인 부분이 없는데도 내적으로 너무 촘촘하게 짜여서 순간순간 짜릿한 인상을 주는 노래다. 다채로운 소리들이 층층이 쌓여 있고, 그것들이 합쳐져서는 전반적으로 포근한 질감과 파스텔 톤의 부드러운 느낌이 된다. 클래식 명작인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를 샘플링한 이 곡은, 'G선상의 아리아'를 2가지 방식으로 활용한다. 하나는 인트로에 곡의 원본에 가까운 연주 구간으로 등장시키는 것이고, 또 하나는 곡 도중에서 다른 악기들과 포개어 조화시키는 것이다. 특히 후자의 방법이 인상적인데, 클래식 음악이 '샘플링'이라는 명칭에 충실하게 잠시 존재감을 내보이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 곡의 다양한 파트에 걸쳐 있으면서 계속해서 반주의 일부로서 기능..
2023.03.28 -
무지갯빛 미래를 파는 네오컬처 골동품 상점 ✧˚⋆꙳。 -NCT DREAM 정규앨범 [Hello Future] & [Glitch Mode]를 듣고
🍭사실 그간 'NCT'로 총칭되는 모든 그룹과 음악에 대해 어느 정도 거리감을 느껴 왔었던 것 같다. 앨범 리뷰에 들어가기 앞서, NCT DREAM의 'Candy'에 관한 짧은 얘기로 먼저 그 거리감의 이유와 해소 계기를 이야기하며 글을 열어 본다. 기본적으로 나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매우 인정한다. SM엔터테인먼트에서 나오는 노래들은 내 취향과는 별개로 늘 사운드의 완성도가 높고, 특히 2020년대 이후, 그 중에서도 3세대 이후 팀들의 음악은 그를 넘어서 '정교하고 오차가 없다'는 감상까지도 주는 것 같다. 기존 3대 기획사 중 다른 두 곳과 비교해서 송캠프와 같은 프로젝트 방식이 활성화가 잘 되어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어딘가 모르게 집단지성의 결과물처럼 느껴지는 특유의 감성이 SM의 ..
2023.02.10 -
뉴진스 'Ditto' 리뷰 - 좋아하는 한 녹지 않는 눈
뭔가를 좋아하게 되면 마음의 한 켠은 따스함이나 뜨거움으로 채워지는 한편다른 한 구석에서는 상실을 겁내는 시린 불안이 피어난다.그 양면의 성질이 모두 깨달아질 때 좋아하는 마음은 비로소 애틋하게 되고 사랑이 된다. 뉴진스 'Ditto' 리뷰 - 좋아하는 한 녹지 않는 눈 당시까지는 여름으로만 기억되고 있던 뉴진스라는 팀의 겨울 느낌을 처음 들어본 것은, 뉴진스의 누데이크 콜라보 케이크 출시 티저 영상에서였다. 영상 속에서는 눈 내린 숲속을 가르는 바람의 시점으로 따라간 시선 끝에, 상자 속에서 하얀 크림으로 덮인 토끼 모양 케이크가 나온다. 영상에 깔린 음악은 단순하게 패드와 퍼커션 소리에 아주 작게 들리는 보컬 변형 효과음으로만 이루어져 있다. 특별할 것은 하나도 없는 전부 평범한 소스들이지만, ..
2023.01.31 -
LIVE ALIVE, FIGHT TILL THE END" … 에이티즈 'HALAZIA' 리뷰
이번 싱글은 에이티즈의 이야기 속 작은 에피소드 하나를 다루는 '스핀오프'로, 기존의 주요 스토리 흐름과는 별개의 사건을 조명한다. 이는 'HALAZIA'에서 이들이 마주한 세계가, 그전까지 달려온 드넓은 망망대해와는 전혀 다른 환경임을 통해서도 느낄 수 있다. 이전과는 다른 시공간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중심으로 한 이번 공간은, 마치 게임에서 새로운 단계의 맵을 마주한 것 같은 느낌의 변화를 느끼게 한다.이 더 복잡한 외압 속에서, 캐릭터도 '새로운 힘'을 빌려서 승기를 찾는 것이 이 곡에서 내가 생각한 핵심이다.하지만 캐릭터의 속성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역시 그 사이에서 내가 보고 싶은 열망의 에너지만큼은 여전히 그 움직임을 이끄는 중심의 힘이 된다.그래서 나는 또 이 작은 에피소드의 존재를 통해서..
2023.01.07 -
블랙핑크 'Lovesick Girls' & 'Kill This Love' 리뷰 - 모순의 양면 끝, 그것이 사랑이니까!
'Kill This Love'를 처음 들었을 때 그 메시지에서 낯설었던 극단성은 'Lovesick Girls'에서 반대편의 극단성으로 덮인다.K팝에서 그 누구도 사랑에 관한 메시지를 이 두 곡에서처럼 강한 어조로 목소리 높이진 않았는데, 이 둘은 심지어 서로 대립된다. 둘 중 무엇도 지지 않고 같은 볼륨으로 자기 주장을 고수하는 이 조화는, 하나가 하나를 달래서 상쇄하는 효과 또는 하나가 하나를 도와서 시너지를 내는 효과보다는, '모순'적이라는 마냥 긍정적이진 않은 종류의 감상을 이끈다. 하지만 그렇다 한들 어떻게 하나... 그것이 "사랑"인 것을,,,,,, 블랙핑크 'Lovesick Girls' & 'Kill This Love' 리뷰 - 모순의 양면 끝, 그것이 사랑이니까! Kill ..
2023.01.03 -
마음이 시릴 만큼 상큼하게! 첫사랑(CSR) '러브티콘 (♡TiCON)' 속 비밀 레시피
그룹 이름이 첫사랑(CSR)...데뷔곡 제목이 '첫사랑 (Pop? Pop!)'......보이프렌드의 보이프렌드와 우아의 우아를 곡검색 하던 극악무도한 경험이 떠오르는 악몽 같은 데뷔곡명받고 그룹명은 일반명사, 영문 표기는 경영학 용어 근래에 이렇게 뉴비를 고되게 하는 작명센스는 들어본 적이 없다. 노래 스타일을 들어보면 그래도 그룹명을 이런 식으로 지은 목적성이 드러나기는 한다만,그것도 정도껏이지 인간적으로 너무 촌스럽고 검색하기 힘들다. 검색은 둘째쳐도 CSR이라는 말을 안다면 미학적인 상성조차 맞지 않는 두 표기의 투샷은과감하게 짓기로 칼을 뽑았으면 예쁘게라도 짓든가... 라는 생각도 들게 한다. 그치만,,, 사실 귀여우면 상관없잖아? 이 노래 완전 귀엽다. 마음이 시릴 만큼 상큼하게! 첫사랑..
2022.11.28 -
골든차일드에 관한 단상: 서정의 끈을 잡고, 울림의 끝을 잡고 (2/2) + 추천곡 리뷰
이전 글> 골든차일드에 관한 단상: 서정의 끈을 잡고, 울림의 끝을 잡고 (1/2) + '느껴져', '도망가지마' 리뷰 골든차일드에 관한 단상: 서정의 끈을 잡고, 울림의 끝을 잡고 (1/2) + '느껴져', '도망가지마' 리뷰살면서 특별한 계기가 없는 한 한평생 알 일이 없는 수많은 아이돌 그룹이 있다. 그 중에 많은 팀들이 개개인에게는 실제로도 별 볼 일 없을 가능성이 높다. 각자의 취향이란 것은 매우 좁은 범rtbs.tistory.com Chapter 3. 골든차일드 노래 추천 리뷰 (2) 전 곡 中 추천곡 앞선 포스트에서 작성한 2개 곡 리뷰에 이어,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골든차일드 노래들에 대한 리뷰를 작성한다. 혹시나 골든차일드의 노래가 취향일지도 모르는 이들의 취향 탐색을 용이하게 돕기..
2022.10.07 -
골든차일드에 관한 단상: 서정의 끈을 잡고, 울림의 끝을 잡고 (1/2) + '느껴져', '도망가지마' 리뷰
살면서 특별한 계기가 없는 한 한평생 알 일이 없는 수많은 아이돌 그룹이 있다. 그 중에 많은 팀들이 개개인에게는 실제로도 별 볼 일 없을 가능성이 높다. 각자의 취향이란 것은 매우 좁은 범위만을 포괄하고, 그 다양한 취향을 한데 끌어모을 만큼 유능한 중소엔터회사는 많지 않으니까. 하지만...그렇게 넘어간 그룹들 중에서 내가 꼭 들었어야만 했던 팀이 있다면?알고 보면 내 취향인 노래지만 평생 한 번 들어보지도 못하고 떠나보낸다면? 데뷔한 지 5년 된 중소기획사 아이돌,로드투킹덤 나왔지만 탈락한 아이돌,담다디 한곡갑 아이돌, 웬만한 사람이라면 제대로 인지할 기회조차 없는 게 당연하지만 지금은 내 이동 시간 플리에서 빠지면 고막에 가시돋치게 만든 이 아이돌,골든차일드의 일부 노래가 어쩌면 취향일지도 모..
2022.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