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 review & essay(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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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모로우바이투게더 '9와 4분의 3 승강장에서 너를 기다려' 리뷰: 꿈에서 깨어나고 싶지 않아
방시혁의 청춘들은 왜 위태롭고 불안해야만 할까? 결핍이 완성하는 서사의 폭발력은 바로 이들 기획의 유구한 양념이다.'9와 4분의 3 승강장에서 너를 기다려' 역시 이러한 포인트 때문에 서사성이 더욱 부각된다. 0에서 10으로 쌓이는 이야기보다 -5에서 5가 되는 이야기가 더 극적이라고 해야 할까...하지만 5에서 다시 -10으로 고꾸라지는 이 시리즈의 불행한 결말은 아쉽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9와 4분의 3 승강장에서 너를 기다려' 리뷰: 꿈에서 깨어나고 싶지 않아 [ '9와 4분의 3 승강장에서': 마법처럼 떠도는 소리들 ] 제목은 '9와 4분의 3 승강장에서 너를 기다려'에 앨범명까지 [MAGIC]인 이 노래는 장르부터 불명확한 신비한 노래다. 앨범 설명에는 뉴웨이브 신스팝이라 돼 있는데, ..
2021.11.28 -
러블리즈와 함께 흘러 지나가는 한 시대의 향기
지나가는 것,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들에 대한 소회는시간이 지날수록 디테일하고 구질구질해지는 것 같다. 그래서 이 글은 지금까지 쓴 어떤 글보다도 개인적이고 구질구질하다. 러블리즈와 함께 흘러 지나가는 한 시대의 향기: 2014 - 2021, 러블리즈 리뷰 Chapter 1. 처음에 반가웠던 그 마음으로- 지금 이대로 (2018) 러블리즈가 교복을 입고 데뷔한 2014년에 나도 학생이었고, 그때 예쁜 교복 의상이나 데뷔곡 'Candy Jelly Love' 등에 대한 소소한 긍정적 감상들을 계기로 러블리즈를 알기 시작해서, 7년이 지나 20대 중반이 된 지금까지 모든 타이틀곡과 수록곡까지 족적을 따라왔다. 노래가 좋은 것을 넘어 러블리즈만의 특별함을 좋아했고, 또 가창자인 멤버들도 그러한 특별한..
2021.11.12 -
열기보다 강한 온기, 세븐틴 'Rock with you' & 미니9집 앨범 [Attacca] 리뷰
정열의 감정과 뜨거움의 이미지를 표상한다고 강조하는 앨범이지만 내가 보기에 이 앨범이 주는 감상은 열보다는 온기에 가깝다. 특히 현재의 K팝에서 이 적정 온도의 감성을 전달하려고 작정까지 하는 팀은 정말 한 손에 꼽을 만큼 적고, 그래서 이 앨범은 적당하다는 이유로 유니크하다는 모순적인 특별함을 지닌다. 열기보다 강한 온기, 세븐틴 'Rock with you' & 미니9집 앨범 [Attacca] 리뷰 #Rockwithyou곡명과 일맥상통하게 'Rock with you'는, 세븐틴의 기존 타이틀곡에는 없던 락 느낌을 기반으로 정열적인 에너지를 보여준다. 또 이런 락과 댄스팝의 접목은 감정을 고조시켜서 흥으로 띄워버리는 아련한 시너지도 발생시킨다(약간 오타쿠 감성... RG?). 여기에 '널 혼자 두지..
2021.10.31 -
조유리 'GLASSY' 분석 리뷰: 사람이 곧 콘텐츠인 경우
조유리의 솔로 데뷔곡이다. 'GLASSY'라는 곡명은 '유리 같은'이라는 뜻의 영단어로, 조유리의 이름에서 따와 시작한 듯한 제목이다. 공식 보도에 따르면 소속사에서는 이 단어를 '유리스럽다'고 재해석해서, 조유리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표현한다는 말로 이 앨범의 방향성을 강조하고 있다. 유리라고 하는 이 테마는 여러 측면에서 너무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하는데, 리뷰 전체에서 이 이야기를 계속 하려고 한다. 막연히 조유리 솔로를 상상했을 때 떠오르는 것은, 앉아서 기타를 치고 발라드나 어쿠스틱한 노래를 부르는 것밖에 없었는데, 그런 장르를 그렇게 선호하지 않는지라 솔로가 처음 나왔다고 했을 때 노래를 듣지 않았었다. 근데 한번은 우연히 이 'GLASSY'를 조유리 노래인지도 모르고 들어버렸고, 너무 좋아..
2021.10.24 -
세이렌의 소리가 부르는 사이버 던전 - 에스파 미니1집 앨범 [Savage] 리뷰
에스파에 대한 글을 쓴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다시 쓰게 될 줄은 몰랐다. 일단 낯선 신곡이라 더 좋게 들리는 버프 효과가 사그라들기 전 상태에서 리뷰를 써본 적이 없고, 또 이렇게 시리즈 형태의 컨셉추얼한 노래를 하는 팀에 관해서는 특히, 단일곡 단위보다는 여러 개를 보고 난 뒤에 이야기하는 걸 좋아한다. 하지만 여러 방면에서 이 앨범이 에스파의 행보에서 상징성이 있을 지점이라고 판단했기에 리뷰를 써보려 한다. 전 글은 에스파 자체에 대한 소개와 설명 위주였다면, 조금 더 솔직한 감상은 이번 글에서 나타날 듯하다. 들어가기 전, [Savage]가 리뷰로 남겨 놓고 싶을 만큼 좋다고 받아들이게 된 데는 몇 가지 단계를 거쳐야 했다. 0. 세계관에 여전히 흥미가 안 간다.에스파의 세계관이 대중에게는 ..
2021.10.10 -
FEVER vs ICE: 여름 앨범 추천 리뷰 (2) 무더위의 낭만, 레드벨벳 [The Red Summer]
※ 여름은 진작에 끝났지만 기존에 올린 레드벨벳&더보이즈 앨범 리뷰에서 레드벨벳 부분을 수정하고 두 편으로 분할해 재업로드를 하게 되었습니다. 더보이즈 앨범의 리뷰가 있는 전편 링크는 포스트 하단에! 😅 [The Red Summer - Summer Mini Album] & [THE BOYZ 4th MINI ALBUM [DREAMLIKE]] 리뷰: FEVER vs ICE 한여름의 열기를 하루의 시간에 펼친, 레드벨벳 [The Red Summer - Summer Mini Album] (2017.07)아이스큐브처럼 청량감을 눌러 담은, 더보이즈 [THE BOYZ 4th MINI ALBUM [DREAMLIKE]] (2019.08) 아이돌 여름 음악은 대체로 비슷한 목적성을 띤다. 여름이고 뭐고 나만의 길을..
2021.10.04 -
세븐틴이 물들인 2016 올해의 색: 데뷔 3연작 '아낀다-만세-예쁘다' 리뷰
△ 팬톤에서 선정한 2016년 올해의 컬러인 로즈쿼츠와 세레니티고, 힐링과 평화의 색이라고 한다. 또 이 색들이 그 때쯤 가장 주목 받는 신인이었던 세븐틴이 같은 해에 발표한 팀 공식 색상이기도 하다. 2016년 한 해 동안 패션, 뷰티 등 온갖 상품 트렌드를 장식했던 이 색을 그 해 최고 루키였던 세븐틴이 공식 컬러로 선언한 점은, 패기롭기도 하고 맥락이 매우 잘 맞아떨어진다. 그런데 사실 신기하게, 팬톤 발표보다 세븐틴이 색 조합을 써온 것이 시기상 먼저라고 한다. 아무튼 당시 즈음엔 남자 아이돌에서 찾아 보기 힘든 청량 콘셉트 붐을 일으켰던 세븐틴에게, 이 두 색상은 팀의 캐릭터를 표현하는 너무 적절한 색채였을 것이다. 그리고 그 해에 이들은 정말로 이 같은 팀 색깔을 만들었으며, 또 가장 활약한..
2021.09.30 -
가수를 아이돌로 만드는 비주얼 콘텐츠 - 비디오의 시대가 허락하는 것들
'Video Killed the Radio Star'라는 노래가 처음 나온 지 40년이 되었고, 나는 당연히 이 노래를 TV에서 보고 접했다. 또 아이러니하게 나는 비디오와 TV 시대로의 변화를 지탄하는 이 곡을 부르는 가수의 모습이 너무 귀엽고 예뻐서 이 노래를 좋아하게 되었다. 무대는 무대일 뿐이라지만 어쨌든 때로는 노래의 메시지도 뒤로 할 만큼 시각이란 감각의 힘은 강하다. 그리고 나는 이렇게 시각 요소 때문에 이끌려서 좋아하게 된 음악이 엄청나게 많다. 단순히 가수가 음악 콘텐츠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퍼포먼스나 화려한 비디오 기법으로 시각적인 즐거움도 자극하는 역할을 하며 셀링에 총체적인 감각을 동원한다고 느껴질 때, 우리는 가수 안에서 분할되는 개념으로 아이돌이라 부르지 않나 싶다. 그리고 ..
2021.09.22 -
에이티즈 'Answer' 분석 리뷰: 심장을 때리는 푸른빛 뜨거움의 역설
그야말로 '가슴이 웅장해진다.' 단순히 에이티즈의 음악이 강하고 스케일이 크다고 해서 전부 이런 특색이 있지는 않다. 요컨대, 이 곡은 무엇 때문에 매력적일까?그 답으로 'Answer' 중 홍중의 다음 랩 가사가 이 곡의 모든 소울을 함축하는 듯하다.[ Oxygen Fire 너와 나면 푸른빛 띠우니까 ]정서의 공존, 선동성과 참여성의 시너지, 음악적 색 대비 등,산소와 불꽃 각각에 해당하는 수많은 요소가 이 한 곡에서 결합되며 맹렬히 타오른다. 에이티즈 'Answer' 리뷰: 심장을 때리는 푸른빛 뜨거움의 역설 [ 'Answer': 역설의 시너지, 시너지의 미학 ] (1) 격정과 절제의 공존건배하자 like a thunder 네 모든 걸 채워, 넘쳐흐를 듯이모두 잔을 머리 위로, 세상 어디에서든 보..
2021.09.14 -
2020 걸그룹이 Z세대를 사로잡는 3가지 방법: (3) 에스파 (aespa)
Weeekly·STAYC·aespa 리뷰: 2020 걸그룹이 Z세대를 사로잡는 3가지 방법 (1) 위클리 = Trend: 지금 이 시대에 들어야 할 '코리안 하이틴'(2) 스테이씨 = Classic: 클래식은 영원하다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 (?)'(3) 에스파 = Identity: 나는 나만의 길을 간다 'æ, SYNK! 무아지경 세계관' 에스파, 나는 나만의 길을 간다 'æ, SYNK! 무아지경 세계관' SNS상에 흩뿌려진 나의 감정·정보가 가상세계에서 나의 분신으로 다시 태어나 나와 교감을 한다. 그런데 그 교류를 방해하는 존재가 생겼다. 나는 그를 찾아 물리치고 또다른 나와의 연결 관계를 되찾을 것이다.에스파의 음악은 오로지 이 메인 플롯을 완성하고, 여기서부터 새로운 이야기를 파생시키는 ..
2021.08.31 -
2020 걸그룹이 Z세대를 사로잡는 3가지 방법: (2) 스테이씨 (STAYC)
Weeekly·STAYC·aespa 리뷰: 2020 걸그룹이 Z세대를 사로잡는 3가지 방법 (1) 위클리 = Trend: 지금 이 시대에 들어야 할 '코리안 하이틴'(2) 스테이씨 = Classic: 클래식은 영원하다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 (?)'(3) 에스파 = Identity: 나는 나만의 길을 간다 'æ, SYNK! 무아지경 세계관' 스테이씨, 클래식은 영원하다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 (?)' 한국 걸그룹 메인스트림의 뿌리를 따라서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뭔가 관통하는 정서가 있다. 가사는 대충 네가 좋아 미치겠고, 이런 감정 처음이고, 사실은 네가 먼저 다가와 주기를 바라고..., 여기서 용기내 다가가는 파와 그렇지 못한 파로 나뉘긴 하지만 어쨌든 이런 식이다. 그 와중에 음악에는 내적 댄..
2021.08.24 -
2020 걸그룹이 Z세대를 사로잡는 3가지 방법: (1) 위클리 (Weeekly)
팬데믹 시대의 도래로 2020년은 신인 아이돌에게 별로 좋지 못한 데뷔 시기가 되었지만, 그렇기에 그 와중에도 위기를 뚫고 존재를 어필하는 팀들의 전략적 개성은 더 빛나게 눈에 띈다. 특히 Z세대 소비자에게 접근하는 감성적 기법과 온라인 콘텐츠가 이들이 무기가 되었다는 점이, 이 시대를 만나는 더욱 멋진 대응으로 느껴진다. 이렇게 세대의 감성을 소화하는 Z세대 걸그룹들의 방법을 소개하기 위해, 2020년 한 해 동안 데뷔한 팀 가운데 각자의 색을 갖고 두각을 드러낸 세 팀인 위클리·스테이씨·에스파를 3가지 콘셉트의 대비로 나누어 리뷰해 보고 싶다. Weeekly·STAYC·aespa 리뷰: 2020 걸그룹이 Z세대를 사로잡는 3가지 방법 (1) 위클리 = Trend: 지금 이 시대에 들어야 할 ..
2021.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