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5. 30. 00:47ㆍk-pop review & essay
tripleS
신인 그룹의 완전체 데뷔곡(?)이기 때문에 이 팀과 곡에 대한 첫인상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고 싶은데, 독특하게도 첫인상을 얘기할 수 있는 방면이 여러 시점에서 발견되는 팀이다. 내가 트리플에스라는 이름을 처음 접한 것은 타 걸그룹 출신 멤버 김채연의 합류 소식 때문이었고, 음악을 들어 볼 수 있었던 것은 그 멤버는 속해 있지도 않은 첫 유닛 AAA의 노래 'Generation' 때문이었다. 그리고 지금 이야기하려는 완전체 곡 'Rising'을 처음 들어 본 것은 또한, 발매 당시가 아니라 토너먼트 투표 방식으로 진행되는 타이틀곡 선정 시스템에서 후보곡 샘플로 인트로를 들어 보았을 때였고, 그 인트로 샘플 곡은 완곡으로 들었을 때는 또 다른 새로운 첫인상까지 주었다.
브랜딩 방법이 이들과 대척점에 있는 동세대 걸그룹이 뉴진스라고 생각하는데, 뉴진스는 단 한 순간의 첫인상(2022.7)으로 이들의 정체성을 설득했다. 데뷔 당시에 어떠한 멤버 소개나 음악에 관한 힌트도 없이 완전한 한 덩어리로 만들어진 멤버·음악·이미지의 집합체를 일방적으로 공급해 주며, 팬들이 비집고 들어갈 어떠한 틈도 주지 않은 식이다. 물론 뉴진스의 공개 방식이 독특해 대표적으로 언급하기는 했지만, 사실 이벤트 상황이 아니라면 모든 아이돌이 이렇게 일방적인 공급자라는 사실은 지극히 일반적이다.
이에 반하는 트리플에스는 첫인상의 순간들이 여러 군데로 분절돼 있다. 이들은 멤버 1명이 공개되었다가(2022.5), 2명, 3명, ..., 10명(2022.12)으로 늘어나며 모이는 모든 과정을 순차적으로 공개했고, 그들 중 일부를 먼저 유닛으로 데뷔(2022.10)시켜서 음악을 들려주고, 그 동안 여러 개의 곡들을 샘플로 보여주며 그 중 완전체가 부를 음악을 팬들에게 선택해 달라고 한다(2022.12). 그렇게 선발된 곡을 공개된 모든 멤버들이 다함께 부르며, 완전한 트리플에스로는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다(2023.2). 물론 아직 완전하다고 할 수도 없다. 총 24명이 모여야 하는데 아직까지 10명밖에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기존의 아이돌로부터 차별화된 점으로, 팬들이 유닛 멤버 및 그들이 부를 노래 등 다양한 기획과 활동의 구성 요소를 선택하는 '주체'로 참여한다는, 쌍방의 시스템을 팀의 정체성으로 삼는다. 최종적으로 24명이 될 완전체는 여러 개의 유닛으로 소분되어서 활동을 하게 될 것이고, 그 유닛이 조합되는 과정은 팬들의 투표로 진행이 된다. 팬들은 유닛 멤버뿐만 아니라 곡 선정에도 투표로 개입할 수 있다. 사실 기획사에서는 투표를 위한 판을 공급하는 것 이후로는 조정을 가하지 않기 때문에, 팬은 사실상 개입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획의 최종 단계를 뒤흔드는 주체가 될 수 있다.
GRAVITY : 투표
개인적인 의견을 말하자면, 이 시스템이 그 독특함만큼 매력적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우선 유닛을 조합하는 방식에서, 멤버들의 역량이나 이미지를 조화시키려는 회사 측의 고민이 빠질 것이고, 노래를 만드는 과정에서 최상의 퀄리티를 위해 가창자의 능력치와 특색을 고려하는 단계도 없을 것이다. 멤버들은 이 팀의 색깔을 이끌고 각인시키는 주체가 아니며, 한 사람의 스타로서의 브랜딩을 하기 모호한 위치에 있고, 왔다갔다 조합되었다가 다시 흩어지는 퍼즐의 한 조각으로 일시적인 역할을 해낸다. 어쨌든 멤버들에게는 아이돌로서의 웰빙이 기대되는 환경은 아니다.
그렇다면 그 조합이라는 요소가 소비자에게는 마냥 재미있기만 할까? 그 조합을 해내기 위해 팬들은 금전을 투입해야 하고, 그렇게 얻어낸 조합을 유지시키기 위해서도 팬들의 힘으로 일정 수준의 판매량 실적에 도달해야 한다. 물론 이들 시스템의 목적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다양한 조합을 실현해내는 것이기 때문에, 한 조합을 정규 팀으로 편성하는 데 실패한다고 해도 하늘이 무너져 내릴 일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그건 사실 1차적인 생각이고, 전통적으로(애초에 트리플에스와 '전통적'이라는 말이 아무 상관 없는 것 같지만) 아이돌의 팬들은 한 조합을 안정적으로 두고두고 지켜보며 다양한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것이 기본이다. 내가 모르긴 몰라도 대충 보기에는 다소 지치고 소모적인 시스템이다. 아마도 타깃을 기존의 아이돌 팬덤에 한정짓지 않고, 게임이나 스포츠 쪽과 교집합이 있는 새로운 팬층을 개척해 보려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 조합의 의미성부터가 모호하게 보인다. 24명 간에서 만들 수 있는 최대한 다채로운 조합을 해보는 것이 이 시스템에서 즐길 수 있는 핵심 요소이지만, 현재까지 공개된 멤버들이 가진 특장점이 딱히 다양하게 보이지 않는다. 무작위로 조합되었을 때 서로 간의 이미지 차이가 너무 크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멤버 영입 결정권자의 취향이라는 필터가 영향을 미쳐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인상이 비슷한 멤버들이 많다. 트리플에스가 이달의 소녀의 초기 프로듀서가 제작한 팀이기에 이달의 소녀와 비교해 언급하자면, 만약 이들이 이달의 소녀 데뷔 프로젝트 솔로곡들을 나눠 불러야 한다면 절반 정도는 '키스는 다음에'를 두고 싸워야 할 것 같은 느낌이다(아직 멤버들을 잘 몰라서 죄송). 서로 분위기가 비슷하다는 것은 포지셔닝을 기반으로 선발된 정규 팀에서는 장점이 될 수 있겠지만, 조합하는 재미라는 시스템의 목적에 적합한 특징 같지는 않는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이들이 서로서로의 상위나 하위 호환 버전처럼 보이기도 하기 때문에 흥미가 떨어진다. 물론 실제로 자금을 투입하며 조합에 참여할 만큼 애정이 있는 팬들은 이들 한명 한명에 정이 들도록 지켜보고 끊임없이 매력을 발굴해낼 것이기 때문에, 이 시스템이 내가 느낀 것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수는 있겠다. 하지만 아직까지 단순히 완성된 무대 위의 모습만 볼 때는, 만약 내가 이 10명을 만날 수 있었다면 당연히 그 중 5명만 데리고 5인조 그룹을 만드는 선택을 했을 것 같다는 감상이다.
아무튼 모든 방면에서 총체적으로...... 장벽이 크다. 투표 시스템 외에도 특이한 설정이 더 있는 것 같은데, 거기까지는 지금으로서는 훑어볼 마음의 여유도 생기지 않는다.
DIMENSION : 조합된 팀 또는 완전체
하지만 트리플에스는, 이렇게 보는 사람에 따라 극단적으로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는 허점을 보완하기 위해, 이중장치를 설치한다. 바로 이 시스템이 잘 돌아가려면, 이들에게 주어지는 노래는 '그 누가 불러도 좋은 노래'여야 한다는 사실을 충족시키는 것이다.
이들이 24명 중 그 누가 참여해도 상관이 없는 노래를 부르게 된다면, 앞서 내가 이 시스템이 마음에 들지 않는 점으로 언급한 일부분은 불만 가질 필요가 없어진다. 멤버들의 역량이나 이미지를 조화시키려는 고민은 필요가 없이, 모두가 비슷하게 소화할 수 있으면 된다. 퀄리티를 최상으로 끌어 올리기 위해 24명 각각의 특색을 고려하는 비용에 있어서, 투입 대비 효과가 크지 않은 노래를 시키면 된다. 멤버의 능력이 곡을 캐리하는 중대한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할 필요도 없는 노래이면 된다.
그래서 현재 아이돌 팬들에게 트리플에스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은, 이들의 정체성인 신기한 시스템 때문도, 멤버의 화제성도, 무대 퍼포먼스 때문도 아닌, 오롯이 (이전 곡인 'Generation'과) 'Rising'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캐치한 보이스샘플 테마, 훌륭한 떼창 후렴구와 댄스브레이크의 존재감이 단단하게 틀을 잡아 놓은 사이에서 멤버들 개인은 많이 불러봤자 두 소절 부를까 말까 한, 그렇지만 그렇게만 흘러가게 둔다면 너무 완벽한 이 노래가, 바로 그런 노래다.
내가 어떤 아이돌의 콘텐츠가 좋다고 느끼는 데는, 좋은 노래와 더불어 그를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기획적 요소들이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블로그에서 리뷰 포스트를 작성할 때면, 이 노래의 어떤 요소가 이래서 좋고, 그게 다른 요소와는 어떤 관계를 맺고 있어서 좋고, ... 하는 등의 세부적인 부분들을 설명하게 된다.
하지만 트리플에스의 'Rising'은 그런 부연설명이 아예 필요가 없는 정공법으로 다가온다. 그냥 딱 듣기 좋고 힙하고 세련돼서 좋다. 물론 이들의 뮤직비디오나 무대 의상 등이 의도하는 팀 캐릭터가 명확하고 그 이미지가 팀을 각인시킨 효과도 배제할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이게 '좋다'고 느끼게 된 이유에서만큼은 부차적인 역할이었다.
'Rising'은 타이틀곡 투표를 통해 최종으로 선택된 곡으로, 각 곡의 짧은 샘플만 들어볼 수 있는 토너먼트에서 뽑히게 된 곡인 만큼, 순간적으로 관심이 확 이끌리고 이후가 궁금해지도록 매혹하는 임팩트가 있다. 이 곡은 사실상 인트로에 바로 등장하는 부분, 그러니까 셰이커의 일종인 퍼커션과 보이스 샘플이 겹쳐진 키 구간에서 끝장이 났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간결하지만 동시에 유니크하고, 레트로하고도 힙합 같은 감흥이 뒤섞이는 이 인트로는, 신비한 트렌디함으로 빠르게 청자를 사로잡고, 이후 계속해서 이를 활용한 비트가 반복되지만 다양한 파트들을 구성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이 곡의 중후반부 전개에 대한 기대감을 충족시킨다.
멜로디는 비트에 어울리는 낮은 음역과 멤버들의 시크한 표현으로 매끈하게 진행되다가, 후렴구에서 약간의 반전이 있는 선율적인 떼창이 나온다. 사실 반전이라고 할 만큼 기획적인 요소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앞서 짤막짤막한 라인들로 이어져 온 리드미컬한 기조는 유지되면서도, 끊기지 않게 길게 펼쳐지는 몽환적 멜로디가 일제히 얹힌다는 점에서, 걸그룹 같은 환상적인 색깔이 갑작스럽게 진하게 강조되는 점이 매력적이다. 다만 10인조 그룹이 부르는 노래임에도 불구하고 러닝타임이 2분대로 짧은데, 후렴도 전부 떼창이고 보컬이 없는 댄스 구간마저 정말 길다는 점이 독특하다. 팀으로서의 팀을 보여준다는 목적만이 살아 남아 있는 미니멀한 노래다.
사실 그 보여주고자 하는 '팀'의 힘은, 댄스 구간의 비트에서 제대로 드러난다. 이 부분은 다양한 보컬 변형 샘플을 포함한 꿈 같은 사운드가 마찰하는 소리들을 내면서 댄서블하게 터지는 느낌이 감각적이다. 이들은 'Rising'의 장르를 '스테이지 팝'이라고 이름 붙이며 소개하고 있기도 한데, 비장한 댄스 브레이크와 함께 이 '무대를 위해 만들어진 음악'의 맛이 잠시 몰아쳤다 떠나는 이 구간이 바로 곡의 중심이 된다. 가창보다는 퍼포먼스로 하이라이트를 장식하고, 곡의 후반부도 브릿지 없이 짤막하게 잘라 버리면서, 이 곡의 스토리라인은 딱 듣기 부담 없는 선에서 컷된다. 이렇듯 이 곡의 모든 음악 구성이 알잘딱깔센하게 최소화되어 있지만, 그 안에 힙하게 잘 빠진 소리들이 밀도 높게 정리되어 있다. 다소 급하게 끝맺음되는 듯한 마무리가 아쉽기도 하지만, 트렌디함이 제1요소인 곡에서 할 말 다 했으니 뒤도 안 돌아보고 떠나는 것은 이상하지 않다. 여러 모로 4세대로서의 정체성을 강하게 띠고 있는 노래다.
꿈에서 본 내 모습 Dejavu,
고통이 지나고 달라진 Make It Move
비바람 좀 더 세게, 더 강해질 내게 바래
가사에서도 물론 신세대 감성을 내비치고 있다. 사실 나도 Z세대에 속해 있지만 개인적으로 4세대 걸그룹 가사 기조 속 드높은 자아상과 자존감의 강조, 헤이터에 대한 의식, 타인의 간섭과 시선으로부터의 해방을 선언하는 내용을 노랫말로서 별로 선호하지 않는데, 이 노래도 언뜻 벌스 부분을 보면 그런 것들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이 곡은 중심 소재를 명확히 '꿈'이라고 잡아 두고 있으며, '너'의 '위선', '질투' 같은 것이 언급되기는 하지만, 이들이 중점적으로 말하는 '고난', '고통'은 그런 시선으로부터 비롯된 것이 아니라, 꿈을 이루는 길에서 스스로가 겪어내기로 택한 일이다. 약간의 핀트 차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문장들의 의도가 꿈을 꾸고 꿈을 위해 움직이는 일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는 데서(앨범 설명을 참고함), 이들이 추구하는 욕망이 단순히 외부 공격으로부터 튀어 오른 오기가 아니며, 자기 자신이 이끄는 꿈이 중심임이 잘 바로잡혀 드러나고 있어서 좋다. 물론 무대를 보면 아직 퍼포먼싱이 서툰 멤버가 많기 때문에 치기 어린 그 이상의 심도를 발견하기는 힘들지만, 가사에 잘 표현된 것만으로도 마음에 든다.
위 GIF 이미지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이 곡의 무대에는 10명의 멤버들이 5명씩 나뉘어서 서로를 마주보고 안무를 소화하는 구간이 있는데, 이 곡의 안무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부분이기도 하다. 여기에서 양측 그룹의 선두에는 멤버 김채연과 김유연이 서 있는데, 한 명은 아주 어릴 때부터 영화, 드라마와 MC 등 갖은 방송 활동을 섭렵한 최연소 걸그룹 막내 출신 프로 방송인이고, 다른 한 명은 아이돌이 꿈인데도 성인이 되고 3수를 할 때까지 공부밖에 할 수 없었던 이화여대 과학교육과 휴학생인 두 사람이 조우하고 있는 점이, 묘하게 이 '꿈'이라는 키워드와 매우 잘 어울리는 설정 같고 재미있다. 사실 그냥 이 둘이 여러 측면에서 팀의 중심이 되는 멤버이기에 그렇게 선 것이겠지만... 원래 의미 부여는 재미있다.
I Never Let Dream Go
이런 노래에 단체로 검정색 숏패딩과 조거팬츠를 맞춰 입고 춤을 추고 있지만 이 소녀들의 표정, 몸짓, 손짓에서 힙한 바이브를 느끼기가 쉽지 않다. 물론 잘 소화하는 멤버들이 분명 있지만, 이 안에서 오히려 잘해서 튀는 것이 더 어색하게 보일 만큼 전체 균형이 안정되지 못한 점이 아쉬운 부분이다. 어떤 멤버들을 보면 영문을 모르겠어 하는 얼굴이지만 일단 해보는 게 귀엽기도 하고... 아무튼 물과 기름 같은 음악과 아티스트의 조합이다.
또 개인적으로 해당 의상을 보자마자 느껴지는 것처럼 유행의 반영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콘셉트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다(죄송합니다 온갖 안 좋아하는 거 이 글에서 다 말하는 듯...). 하지만 이렇게 다양한 요소가 캐릭터를 빌드하는 방식만은 마음에 들어, 단순 유행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콘셉트를 의도한 것이라면 괜찮은 선택이라고 할 수는 있을 것 같다. 그리고 트리플에스라면 아마도 후자일 것이다. 이렇게 '지금 이 순간 현재의 소녀들'을 그려내는 것은, Acid Angel from Asia 유닛 때부터 이어진 트리플에스의 정체성과도 같다. 단순히 의상에 최신 유행의 형체만 고민 없이 때려넣은 것이 아니라, 뮤직비디오 내용이나 편집 방식 등을 통해서 함께 보여주는 십대들의 일탈과 퇴폐를 향한 동경(데카당스 이곳으로 날 던져~) 같은 소재가 감각적으로 연출되는 점은, 이들 팀의 개성이 아주 기획적으로 짜여 있음을 보여준다. 가사 역시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길을 나아간다는 신세대적인 관점이 주되지만, 그런 소재의 약점이 될 수 있는 직접적 문장 표현의 어색함이나 튀는 부분 없이, 음률에 예쁘게 묻으면서 매끄럽게 흘러가도록 쓰인 점이 아주 좋다. 여기에 왜인지 멤버들의 학생 같은 외모나, 몇몇은 그런 외형과 함께 약간은 어설프게 보이는 춤과 표정 연기 등까지도, 이 팀이 주려는 느낌을 유니크하게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는 것 같다. 솔직히 칭찬은 아니지만 이 또한 의도된 콘셉트의 일부일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고, 아니라면 파이팅 하시고...
글에서 의도치 않게 멤버들의 능력을 폄하한 부분이 몇 군데 있는 것 같지만... 개중에 잘해서 눈에 띄는 멤버도 있고, 정말 좋아하는 멤버도 있다(썸네일걸). 다만, 멤버들의 특색이 균일하게 꽂아 넣어지는 이 노래의 방식이 트리플에스 시스템과 상성이 좋다고 느꼈고, 그런 식으로 팀을 각인시키는 전략이 생각보다 더 넓은 범위까지 뻗쳐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하고 나니 대충 이 모든 게 그냥 연습 기간이 부족했던 아이돌이 아니라, 잿빛의 가오로 무장했지만 순수한 패기가 있는 한 세대의 재현처럼 보이는 역효과가 생기기 시작했다. 분명 처음 봤을 때는 노래 빼고 다 너무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생각을 너무 많이 하는 것도 좋지 않은 듯(?). 아무튼 노래가 전부 너무 좋고 앞으로도 계속 좋을 것 같은 팀이니(프로듀서 때문에 섣불리 판단하겠음), 시간이 지나며 점점 더 멋지게 해내기를 기대하겠다.
#토비레코드: 주로 K팝 얘기하는 블로그 [ rtbs.tistor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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